통칭 캇타칼이라고 부르는 날을 하나씩 잘라 쓸 수 있는 칼은 참 편합니다. 이 편한 걸 누가 만들었을까요?

 

또각또각

 

처음 캇타칼을 봤던 건 일본 NT 캇타였던 것 같다. 엄청나게 잘 드는 느낌과 무뎌지면 똑똑 끊어내고 쓸 수 있는 그 편리함까지.

내 돈으로 살 땐 국산을 샀는데 이게 왜 옛날 그 느낌이 아닌 건지???

 

결국에 큰맘 먹고 일제 OLFA를 구입했는데 이건 완전히 신세계~!

 

사실 영어로 커터(Cutter)라고 하면 칼 보다는 절단기라는 개념인데 어쩌다가 이게 캇타칼이 되었는가는 뭐 뻔하잖은가? 일본에서 왔을 거라는 거!

 

1935년, 오사카에서 종이 절단업을 하던 오카다 씨에겐 아들들이 있었다.

녀석들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 일을 보다보니 2차 대전 종전 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자연스레 인쇄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다.

당시 인쇄 회사에서는 종이를 깨끗하게 자를 도구가 필요했다. 날카로운 칼이라 하더라도 좀만 쓰면 쉽게 무뎌지고, 무뎌지면 칼 전체에 날을 새로 세우던지, 날 자체를 교체해야 했다.

 

오카다 씨의 아들 요시오와 사부로는 각각 다른 인쇄 회사에서 일했지만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간만에 만나 옛날 얘기를 하던 둘은 깨진 유리로 종이를 자르면 잘 잘린다는 것과 미군들이 나눠주던 초콜렛은 미리 금이 가있어 쉽게 자를 수 있다는 걸 기억해 내었다.



OLFA 첫 제품


그 두가지를 합친 것이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날이 무뎌지면 그 부분을 떼어내고 계속 쓸 수 있는 그 캇타칼이다.

 

OLFA란 회사 이름은 일본어로 꺽는 날(折る刃)이란 단어의 발음을 딴 '오루(折る)하(刃)'에서 'OLHA'로 하려했으나 H의 경우 발음을 하지 않는 나라도 많기에 F로 변경하여 OLFA가 된 것이다.

일본어에서는 OLHA나 OLFA나 둘다 '오루하'로 읽힌다. 단 우리가 읽으면 OLHA는 올하, OLFA는 올파가 되긴 한다.

 

자, 여기서 그럼 또 다른 회사 하나를 살펴보기로 하자.


NT CUTTER(일본식으로 읽으면 '에누티 캇타')란 회사가 있다. 이 회사도 나름 캇타칼로 유명한데 회사 이름이 아예 캇타다. 그럼 이 회사가 원조 아닌가?


이 회사는 원래 井畑商店으로 출발하여 일본 전사지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1959년에 특허를 받은 캇타칼을 만들었고 당시 '샤프 나이프'란 이름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일본 전사지 주식회사 시절 오모 씨가 위에 오카다 씨 아들들과 같은 고민을 하다 만들어낸 제품으로 직무 발명으로 상당한 보상도 받았다고 한다.


NT CUTTER 첫제품


그 독특한 칼날은 우표를 떼어내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1961년 브랜드 명을 NT 커터로 결정했는데 커터란 명칭은 이게 처음이었다고. NT가 뭘 뜻하는지는 찾질 못했다. 뉴 타입? 뉴 테크놀로지?

OLFA에서는 1956년 정도에 나온 걸로 봐서 이들이 원조라고 봐야되겠다. 그런데, 아래 링크에서도 보듯이 국내에는 전부 NT 커터가 먼저라고 되어있다.

http://ko.wikipedia.org/wiki/%EC%BB%A4%ED%84%B0%EC%B9%BC


네이버에 '커터, 발명'으로 물어보면 심지어는 발명에 관련된 책에까지 NT 커터가 원조라고 되어있다.

 

특허나 양사의 관계 등등 이유는 모르겠고 여하간에 원조는 OLFA인 듯 하다.

 

OLFA 홈피 : www.olfa.co.jp

NT CUTTER 홈피 : www.ntcutter.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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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위에 점선 위까지가 끝이었는데 할 일 없는 클리앙의 'reti옹'의 추가 조사(응?)로 OLFA와 NT CUTTER의 관계가 명확해져 덧붙인다.

 

1. 날을 부러뜨리는 방식의 나이프를 OLFA의 창업자 岡田良男(오카다 요시오)가 인쇄공이던 1956년에 고안하여, 실용신안 취득

2. 사업화를 모색하지만, 자금력등의 제약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일본전사지주식회사(NT커터 주식회사의 당시 명칭)에 협력을 요청하며, 스스로 일본전사지주식회사에 재직하면서 1959년 고안한 내용을 발명자 : 岡田良男(오카다 요시오)、출원인 : 일본전사지주식회사로 하여 특허를 출원/취득하여, 일본전사지주식회사가 상품화

3. 1961년, 해당상품의 상표를 NT커터로 결정(NT는 일본 전사(NIHON TENSYA)의 머릿글자

4. 그 후, 오카다는 최초의 열정을 되살려, NT커터를 퇴사, 1967년에 형제 4명이 모여 오카다 공업 주식회사(OLFA의 당시 명칭)를 설립하고, 상표 OLFA가 탄생, 일본전사지 주식회사와는 특허를 공유

5. 1981년 사명을 OLFA주식회사로 변경

6. 일본전사지 주식회사는 1988년 사명을 NT 주식회사로 변경

 

실제 OLFA의 홈페이지의 설명을 찬찬히 들어보면(말 그대로 들어볼 것, 글자랑 소리가 같이 나오니깐) 자금 부족으로 협력 회사에 지원을 요청했다가 잘 안되어 결국에 회사를 설립했다고 되어있는데 이게 reti옹이 말한 NT 커터와의 부분과 일치한다.

 

결국에 저런 관계였으니 두회사에서 이 희대의 발명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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