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에 대해 이전에 한번 썼던 것 같아서 찾아봤는데 못찾겠네요.

다시 쓰는 거죠, 뭐.

이하 반말로 진행합니다.

또각또각

얼마전 와이프님께서 한국에 유행하는 달고나 커피를 배달시켰다고 기대감이 크셨다.
도착한 커피는 카페 라떼 위에 그 달고나를 조각내서 올려놓은 거였다.
아무 생각 없이 녹혀서 먹었는데 그닥 달지도 않고 딱히 달고나 맛이 나는 것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닌 물건이다???
이게 왜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거지? 도대체 모르겠네? 하면서 넘겼는데...

우연히 너튜브에서 달고나 커피 영상을 봤는데 생각하는 거랑 영 달랐다.
재료가 커피랑 설탕??? 소다는 어디 가고 커피???

연식 인증일지 모르지만 부산, 아니 내 기억에 이 묘한 음식물의 정체는 달고나가 아니고 '쪽자'라고 불렀다.

너뷰브의 달고나 만드는 방법은 커피랑 설탕, 물을 일정 비율로 넣고 미친듯이 섞어서 겉보기에만 달고나랑 비슷하게 만들어서 우유 위에 올려먹는 방식이다.
맛이 비슷한 건가? 생긴 게 비슷한 건가? 여하간 해먹어볼 생각은 없다.
기계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로 방콕하는 동안 시간 떼우기로 온전히 인력으로 해야 한다는 게 중요한 부분이랄까?
계속 넘기다보니 이름은 까먹었는데 이태리에서 설탕에다가 에스프레소를 부은 뒤에 섞어서 만드는 게 있던데 비슷해보였다.
더 알아보니 이런 비슷한 것들이 세계적으로 여러가지 이름으로 존재하는 듯 하다.

일단 본 신발은 손이 없기에 순수하게 손으로 해야하는 저 묘한 방식의 달고나는 모른 척 하고 추억의 쪽자로 가본다.
쪽자는 부산 경남 지역에서 주로 썼던 이름인 듯 하고, 이걸 만들 때 쓰던 국자 같은 그 물건을 쪽자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쪽자란 이름은 국자에서 어떻게 변형된 거 같고.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쪽자에 설탕을 넣고 불에 녹인다, 불은 연탄불이었다.
설탕이 완전히 녹으면 약간 노란 빛을 띠게 되는데 이때 설탕을 젓던 젓가락 끝에 소다를 살짝만 묻힌 뒤에 설탕에 넣고 같이 젖는다. 이때 부풀어 오르면서 설탕의 투명한 갈색이 옅은 갈색으로 변한다. 투명한 부분없이 완전히 섞였으면 식힐만한 곳에 쏟은 뒤에 식어서 굳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예전 불량식품의 대표 주자였고, 그냥 저렇게 먹는 게 아니고 다 만들어 쏟은 뒤에 호떡처럼 둥그렇게 누르고, 그 안에 토끼나 하트 같은 모양을 찍는 틀을 올려서 찍은 뒤에 받게 된다.
그러면 바늘이나 핀으로 열심히 찔러서 그 모양을 그대로 따내야 했다. 온전히 따내면 한개 더 받았던 것 같다. 잘 해볼려고 침 발라가면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다.

자, 그럼 이건 온전히 우리나라 것일까?

글쎄? 바로 튀어나오는 게 카루메야키(カルメやき、軽目焼)라고 일본 것이다. 


한자 軽目가 뭔 뜻인지 찾으려했더니 일본 위키에서 단거(danger 아님, 달달한 거)를 뜻하는 포르투갈 어 caramelo 에다가 굽는다는 야키가 붙은 말이라고 되어있다. 포르투갈 애들이 일본에 가르쳐 준 건가?
카루메야키 너뷰트 영상은 특이한게 설탕을 녹이는 건 같은데 계란 흰자에다가 소다를 섞어넣는 식이었다.
포르투갈 어는 몰라서 더 추적은 못하겠고, 여하튼 우리나라 일본만 아니고, 미국, 영국, 중국 등 이런저런 나라에 비슷한 것들이 있다고 한다.

미국에선 Honeycomb toffee라고 부른다는데 깼을 때 내부에 벌집처럼 구멍이 나있어서 부르는 이름인 듯 하다. 실제로 꿀을 넣기도 하는 모양이고.
설탕이나 콘 시럽을 주 재료로 소다를 넣는 것 비슷한데 간혹 식초를 넣기도 했다고 한다.

소다를 넣는 이유는 안에서 그 유명한 이산화가스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스가 발생하면서 내부에 구멍이 생겨서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소다 없이 그냥 설탕을 녹였다가 굳히면 노란 색의 투명한 형태가 되는데 이 쪽자를 하는 곳에 가면 항상 같이 있던 게 뽑기라고 불리는 숫자판에 지정한 숫자가 뽑히면 숫자에 따라 경품 형식으로 이 설탕을 녹였다 굳혀서 만든 과자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보통 최고 상품이 잉어인지 큰 물고기랑 거북선이었던 것 같다.
소다를 넣을 때 주의할 것은 과량을 넣으면 쓴 맛이 난다.

카페 같은데서 대량으로 만드는 방법도 올려두었던데 이건 설탕만 넣는 게 아니고 물을 일정 비율 섞어서 하고 있었다. 대량이다 보니 소다도 좀 많이 들어가고.
저번에 커피를 시켰던 집에서 꽤나 잘 팔렸는지 별도 상품으로 만들어 커피를 사는 사람에게만 별도 구매하게 미끼?) 삼상품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걸 먹어봤을 때 꽤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게 물 때문인 것 같다. 집에서 물 없이 설탕만 가지고 해보면 거의 사탕처럼 꽤 딱딱하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응?) 이야기를 좀 하고 넘어가자.
와이프님께서 갑자기 직접 해보시겠다고 해서 마트 가서 제일 싼 국자를 하나 사왔다.
그리고는, 설탕을 넣고 가스 레인지 위에서 녹이기 시작했다. 다 녹아서 설탕 냄새가 거실에 퍼질 때 쯤 갑자기 거실에 있는 가성비의 중국제 공기청정기가 고속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중국 설정이 너무 헐렁하다고 해서 30 이상 올라가면 빨리 돌아가도록 했는데 수치가 40 정도까지 올라가 있었다.
요리할 때도 가끔 그럴 때가 있는데 달콤한 냄새도 미세먼지처럼 입자 상으로 퍼지는 걸 확인한게 되었다.

400번을 저어야한다는 커피를 이용한 새로운 달고나를 해볼지, 설탕을 불에다 녹이는 원조 달고나를 해볼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긴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각 집에 소다는 왜 갖고 있었던 거지? 식용으로 먹을 수 있다고 식소다란 이름을 달고 있었던 것 같은데 베이킹 소다라고 같은 거라 해도 예전에 집집마다 빵을 해먹지도 않았고.
검색해보면 냄새 제거나 청소 용도로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이건가?

Posted by 나막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