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여행의 필수품이 된 게 있습니다. 이게 정확한 이름이 캐리어인지 수트케이스인지 트렁크인지는 모르겠지만 공항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죠.

그 중에 특이한 거 하나 알아봅니다.


또각또각


하루 이틀 정도의 간단한 여행이라면 작은 손가방이나 배낭 정도를 찾게되는데 3일 이상 되면 끌고 다닐 수 있는 상자 형태의 여행가방을 찾게 된다. 특히 비행기를 타면 그 특성상 일정 크기 이상의 짐은 따로 보내야하기 때문에 잠금장치가 있고, 가지고 다니기 쉽게 밑에 바퀴가 달린 그걸 쓸 수 밖에없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고, 일단 오늘 말할 회사에서는 수트 케이스로 부르지만 캐리어가 흔하게 쓰이는 거 같으니 그걸로 통일하자. 어릴 땐 트렁크라고 불렀던 거 같은데...


가장 흔한 재질은 강화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가 싶다. 아예 플라스틱으로 보이던지 그 위에 뭔가 덧대어 아닌 척 하기도 하고. 한때 빌려썼던 샘소나이트 씨는 위에 나일론 재질을 덧대어 그냥 보기에는 천처럼 보였다.


다들 경량화를 주장하며 플라스틱 계열의 재료를 쓰는 이 와중에 혼자 금속 재질을 고집하는 웃기는 뒈길 회사가 하나 있다. 이름은 들어봤나? 리모와? RIMOWA!!!


영화에 출연하여 유명해진 샘소나이트 씨가 그런 종류의 가방으로는 가장 유명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지금이야 워낙 여러 메이커에서 만들고 있어 딱히 뭐라 하기도 그렇다.


생각보다 회사의 시작은 오래되었다.



1898년부터 Paul Morszeck와 Heinrich Görtz는 같이 일하기 시작했다. 1900년부터는 Paul 혼자서 일을 하는데 주로 만든 게 수트 케이스, 모자 상자 그리고 자동차용 수트 케이스였고 재질은 나무나 두꺼운 판지, 가죽을 이용했다.


1931년 그의 아들 Richard가 베를린의 특허국에 RIMOWA란 상표를 등록했다.



RIchard MOrszeck WArenzeichen에서 앞 두자 씩을 떼낸 것으로 Richard Morszeck의 Warenzeichen(등록상표)란 의미인가 그렇다.


지금은 알루미늄 재질로 유명한 회사가 원래는 가죽 같은 다른데서 다 쓰는 흔해 빠진 재질로 시작했다? 그럼 알루미늄은 어떻게 도입되었나?


이게 두가지 설이 있는데 둘다 전쟁과 관련 있다.


1. 전쟁 중 폭격으로 공장이 홀라당 다 타버렸다. 폐허가 되어버린 공장에 갔더니 남아있던 게 부재료로 쓰이던 알루미늄이었다. 일단 남은 걸로 다시 시작해보자!!!


2. 전쟁 중에 독일 공군의 융커스 수송기의 알루미늄 부품을 일부 생산했다. 이걸 생산하다보니 기존 쓰던 재질과 다른 뭔가를 만들어보려던 것이 맞물렸다. 이젠 금속이닷!!!


1937년에 이미 초기형 알루미늄 케이스가 나왔고 전쟁 중에 공장이 홀라당 타버린 것도 사실이라 하니 2번 설에 무게를 두는 것이 맞지 않나 싶긴 하다.



융커스 부품을 생산한 것이 아니고, 융커스에 쓰이던 알루미늄 소재에서 아이디어만 따왔다는 설도 있고.

사실 알루미늄이라고 부르는데 항공기에 쓰이는 건 순 알루미늄이 아니고, 마그네슘이 합금된 두랄루민이다.



리모와의 상징과도 같은 표면의 그루브는 멋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고, 얇은 알루미늄 외판을 구조적으로 강화할 목적으로 집어넣은 것이다. 주물 같은데선 이걸 힘살이라고 부른다.


1990년대 말 플라스틱(폴리카보네이트) 소재 도입을 시작했는데 무게가 알루미늄의 1/4 정도였다고 하니 금속 재질 중 경량일 뿐 플라스틱과는 비교 불가.


짧은 고찰 끝!!!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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