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집에서 클량질 하다가 재밌는 글을 보게 되어 끄적여 봅니다. 특정 제품 광고가 될 수 있어 이번에는 사진이 없습니다.

이하 반말로 진행합니다.

또각또각

www.clien.net/service/board/park/15021699?po=0&sk=title&sv=%EB%AA%A8%EA%B8%B0&groupCd=&pt=0

위의 글이 발단이다.

모기를 치약으로 잡는다??? 그런데 그게 치약 속에 있는 산화티탄의 광촉매 현상 때문이다???

오호라, 이거 우리 집에서 열일 하고 있는 그놈 아닌가?
우리 집에는 우리 꼬맹이가 나고부터 여름마다 열일하고 있는 모기 퇴치기가 하나 있다. 약을 쓰지 않고 모기를 잡을 수 있는 뭔가가 없나 검색하다가 두가지를 찾았는데 하나가 특정 음파를 발생시켜서 모기를 쫓아낸다는 장치(핸드폰 앱도 있다), 두번째는 벌레들이 좋아하는 자외선 램프를 이용해 벌레는 끌어들이는 장치이다.
첫번째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핸드폰에 설치해서 써보고 효과 없다는 게 증명된지 오래이고, 두번째는 주로 식당에서 볼 수 있는 파란색 또는 약간 보라색을 띄는 램프인데 벌레가 가까이 갔다가 흐르는 전기에 감전되어 빠직 빠직 소리가 가는 그 물건이다. 이걸 집에다 쓰기는 좀 그랬는데 램프는 똑같이 쓰는데 진공청소기 마냥 빨아들여서 못 빠져나가게 잡아놓는 장치를 찾았다.

USB 전원으로 작동하는 소형이 대부분이었는데 평은 그저 그랬다. 일주일 동안 한마리도 못 잡았다는 등. 그러다가 광촉매가 복합해서 작용하는 게 하나 있는데 이건 효과가 괜찮다는 물건을 찾았다.
이제껏 봤던 것들이 실내용이라면 이건 실외용으로 보일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자외선 램프도 두개씩 이나 들어가고.
남들 다하는 자외선으로 모기를 유인하는 것 외에 TiO2(산화 티타늄)의 광촉매 반응으로 모기가 좋아하는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여 추가로 유인한다는 것이었다.
앞에 링크가 치약 속의 산화 티타늄이 빛을 받아 이산화탄소를 생성하고, 그 이산화탄소에 끌린 모기가 치약에 붙으면 떨어지지 못한다는 것으로 뭐 비슷하다.

자, 그럼 이제 차근차근 따져보자.
우선 치약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보는 게 맞다.
치약을 짜놓는 게 문제가 아니고, 광촉매 반응을 일으킬 빛을 줘야한다. 광촉매, 즉 빛(광)을 이용한 촉매이지 않은가? 그리고, 이 빛이라는 게 우리가 그냥 보는 빛 중에서 자외선을 필요로 한다.
일반 램프들에서도 미량의 자외선은 나오는 걸로 아는데 제대로 하려면 앞서 말했던 장치들처럼 자외선 램프가 필요하다.

두번째, 치약에는 산화 티타늄이 들어있는가?
여러군데를 뒤져봤는데 대부분은 주성분으로는 산화 티타늄을 언급하지 않았다.
들어갔다면 흰색을 내기위한 성분으로 들어갔을 것이므로 해볼려면 링크처럼 흰색 치약을 써야한다. 그런데, 요즘 아예 흰색 치약이 그닥 흔하지 않은 것 같은데?

정리하면 치약으로 모기 잡을려면 산화 티타늄이 들어간 흰색 치약을 써야하고, 광촉매 반응을 일으켜줄 자외선 램프가 필요하다.
실제 효과는 항상 말하듯이 직접 해보시라.

그럼 본 신발이 샀다는 장치는 어떨까?
몇달 썼을 때 벌레가 잡히긴 잡힌다. 그런데, 그 벌레 중에 모기 비율은 낮았다.
모기가 다 잡혔으면 좋겠는데 모기는 어쩌다 한마리씩 있고, 도대체 이런 게 집에 있는지도 모를 조그마한 날파리나 하루살이 같은 것들이 잡혀있었다. 그나마도 많이도 아니고 일주일 지나면 다 합쳐서 열마리 이내?
효과가 없는 것 같진 않은데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다. 가정집 실내에 이것보다 더 많아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하간 모기는 잘 때 귀에서 앵앵 거리는 것만큼 잡히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본 신발의 검색 능력으로는 아무리 뒤져도 산화 티타늄에 자외선을 쏘면 광촉매 반응으로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는 원리를 찾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광촉매 반응에 의해 생성된다는 이산화탄소의 탄소가 도대체 어디서 오는가 하는 것이었다.
촉매에 별도로 공급하는 게 없는데 거기에 닿을 수 있는거 해봐야 생각나는 게 공기랑 공기 중의 수분 정도 밖에 없다.
지금 검색해보니 공기는 대략 질소 78%, 산소 21%, 알곤 0.93%, 이산화탄소 0.03%, 기타 0.04%로 구성된다고 한다. 수분은 아다시피 H2O다.
산소는 아다시피 흔해 빠졌는데 탄소는 이미 이산화탄소인 이산화탄소의 탄소 뿐이다???
이걸 광촉매가 분해해서 다시 이산화탄소로 만든다??? 무한동력 급의 발견???
산화 티타늄과 광촉매로 검색하면 거의 살균 작용에 대해 언급한다. 이 살균 작용을 설명할 때 공기 중의 산소와 수분이 언급된다.

결국에 제조사의 설명 말고는 딱히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제조사의 설명은 이러하다.
광촉매 반응에 의해 생성된 수산화라디칼은 유기물이나 박테리아를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하여 공기살균 및 항균작용을 한다. 이산화티타늄은 촉매이므로 변화하지 않으며, 모기를 유인하는 이산화탄소를 영구적으로 생산한다.

'공기 중의 유기물이나 박테리아를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한다'라... 이게 화학의 영역인가 물리의 영역인가?
여하간 모르겠다. 유기물이나 박테리아의 구성 성분은 C, H, O 일테니 성분 상으로는 맞는 거 같은데...

특허가 있다고 해서 특허청까지 들어가서 검색하긴 귀찮고 그냥 검색 엔진으로 돌려보니 저 회사가 유사 상표를 등록한 회사들과 싸워서 유사 상표의 등록을 취소시켰다는 기사가 뜨는 걸로 봐서 잘 팔리는 모양이다.

유사 제품을 검색하니 촉매가 없는 것도 있고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알약 같은 걸 쓰는 것도 있고, 형태는 비슷한데 감전장치가 같이 있는 것도 있는 등 본 신발이 살 때는 한가지 밖에 없어졌는데 시장이 커졌는지 종류는 다양해졌다.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자외선 램프가 수명이 긴 LED로 바뀌었다는 게 부럽다.

이제 똑같은 얘기의 반복인데 어느 걸 쓰는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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