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아이스크림, 하드에 유래에 대해 알아봅시다.


또각또각


저번편 액체 질소를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쓰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여름만 되면 쪽쪽 빨고 댕기는 하드는 어떤 아이스크림일까?


아이스크림의 분류를 생각하면 흔히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라고는 많이 들어봤지만 하드 아이스크림이라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가 먹는 하드는 하드 아이스크림의 줄임말일까?


그렇게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이다~~~!!!

우리가 아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그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맞고, 하드 아이스크림은 통에 담겨 팔리는 투게더나 하겐다즈 또는 31가지 중에서 골라야하는 그것들을 말한다.

아니 그럼 하드는 하드 아이스크림보다 겁나 딱딱한데 슈퍼 하드 아이스크림에서 하드만 달랑 떼온 건가?


국내 분류를 보면 당신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앞에 두가지는 아이스크림으로 분류되는데 하드는 아이스크림이 아닌 빙과류로 분류된다. 이 빙과류에 쭈쭈바도 포함된다.

둘의 차이는 쉽다. 유지방이 있고 없고 차이다. 빙과류는 유지방 없이 물에다가 이런저런 것들을 타서 얼린 것이다. 맛있게 만든 얼름이라고 해야할까?


무려 위키페디아에 등록된 한국산 하드


오, 그럼 빙과류를 하드 뭐시기 라고 부른 것인가? 그게 하드라고 불리게 된 것인가?

네이X의 식품과학기술대사전에 빙과류를 아이스 케익이라고 번역해놓은 게 있어서 검색해 봤더니 아이스크림 케잌만 잔뜩 나온다.

마침 예전에 아이스크림을 뜻하던 아이스 케키 생각이 나서 일본어로 アイスケーキ를 검색했는데 다행히 치마를 들추는 장난은 나오지 않았고 미쿡과 동일하게 아이스크림 케익만 나왔다.


도대체가 뜻으로는 이해하겠는데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하드란 이말은 어디서 온 것인가???

네이X의 국어사전에는 하드가 아이스크림을 뜻하는 말이라고 등록까지 되어있다.

http://krdic.naver.com/detail.nhn?docid=44660400

근데 다른 국어 사전엔 없다. 네이X는 뭐냐?


꽂아놓은 형태가 얼음을 작대기에 꽂아놓았다고 아이스 바(ice bar)가 맞다는 사람도 있었다.

근데 아이스 바 검색하면 얼음으로 된 바(술집)만 잔뜩 나온다.


그 와중에 아이스 팝(ice pop)이란 단어가 튀어 나왔다.

그래, 이게 우리가 아는 하드의 진정한 영어다(뭔가 표현이 묘하다만).

미쿡의 프랭크 에퍼슨이 1923년, 얼음을 짝대기에다 꽂은 형태의 빙과류를 엡씨클(Epsicle)이란 이름으로 특허를 받았고, 팝씨클(Popsicle)이란 이름으로 바꾼 뒤 뉴욕의 Joe Lowe 사에 팔아버린다.

에퍼슨은 그가 11살이던 1905년 추운밤 밖에 내놓은 유리잔에 든 탄산음료(혹은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맛을 내는 가루)와 물, 저을려고 둔 짝대기가 같이 얼어버린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데...사실인지는 의심 받고 있다.


미쿡의 팝씨클


여하튼 최초의 이름 Epsicel은 자신의 이름과 sicle을 합친 것이고, Popsicle은 엡씨클을 만들어 자기 아이들과 아이들 친구에게 줬을 때 좋아하면서 Pop's sicle이라고 불러서 팝씨클이 되었다는데 sicle 또는 'sicle로 쓰는 이 단어는 뒤에 붙어서 차가운데 있거나 차가워서 벌벌 떨고 있다는 의미다.

혹자는 sicle이 아니고 고드름을 뜻하는 icicle이라고 하는데 말이 되는 거 같기도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도 왜 미쿡산 팝씨클이 하드까지 왔는지 확인이 안된다. 아무런 연관점이 없지 않나?

이걸 일본 쪽으로 다시 검색해보니 일본어로는 아이스 캔디(アイスキャンデー) 또는 아이스 바(アイスバ)라고 한단다. 그래, 그 근본 없는 아이스 바라는 단어는 일본어였던 거시야.

여기서 국내에 처음 돌았던 아이스 케키란 말은 아이스 캔디가 잘못 전달된 게 아닌가 싶은데 도대체가 하드는 어쩌다가 하드가 된 건가???


모르겠다 하고 끝내려는데 걸린 것(꼭 이렇단 말이야 ㅡㅡa)이 롯데 삼강의 그 삼강이 60년대에 제품으로 내놓은 게 하드란 이름으로 팔았는데 그게 그대로 하드로 굳어져버렸다는 것이다.

60년대란 걸로 봐서 전쟁 통에 미쿡식 아이스 팝이 들어온 거 같은데.

2005년 기사에 롯데 삼강이 1962년 출시했던 삼강 하드를 새롭게 단장해서 내놓는다는 기사가 있다.

참고로 삼강은 58년 만들어졌다가 77년에 롯데에 인수되었다.

삼강 하드로 검색하니 60년대 초까지 소규모 공장에서 마구잡이로 생산하던 아이스케키가 62년 공포된 식품 위생법에 따라 문을 닫게 되고 63년 1월에 삼강이 위생하된 설비로 생산해내기 시작한 것이 '삼강 하드'라고 한다. 아래 링크에 조금 자세한 내용이 있다.

http://blog.naver.com/orangesun87/140095204617


자, 그럼 삼강이 하드라고 이름 붙여서 하드라고 부르게 된 것이 거의 정설인 거 같은데 도대체 왜?


위에 사진을 보면 상품명이 영어로 HARD ICE STICK.

말이 되는듯하면서 말이 안된다. 영어로는 하드 아이스 스틱인데 한글로는 하드 아이스크림이라뉘!!!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드 라는 유래는 이게 맞는 것 같긴 하다.


그러므로 고찰은 그냥 여기서 끝이다.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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