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철도 시계에 대해 알아봅니다.


또각또각


얼마전에 한국화약에서 스위스 철도(약어로 SBB) 시계로 알려진 몬데인 시계를 나눠줬었다는 얘길 들었다.

몇번 본 적은 있었는데 그닥 관심이 없다가 순간 확 땡겼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쓰는 사람이라면 얼마전에 기본 시계 디자인을 도용했다고 난리가 한번 났던 걸 기억하나 모르겠다. 그 원본 시계가 몬데인이다.

이때 몬데인 시계 사장이 이랬다지.

'우리 시계를 인정해줘서 고맙다. 근데 돈은 주고 써야지?'

2천만 스위스 프랑 정도를 지급했다는데 사과 판 돈을 많이 까먹었는지 iOS 7 에서는 사라졌다.


국내엔 정식 판매는 없는 줄 알았는데 코스트코에 판다고 수많은 지인들이 알려왔지만 회원이 아니라 들어가지도 못하는 신발에게 하나 사서 증정은 못할 망정 확인도 안되는 그런 첩보를 퍼트리다니!!!


그래서 그냥 한번 알아보기로 했다.


자 일단 디자인의 기본이 된 스위스 철도 시계부터 알아보자.

스위스 취리히 역의 시계


이번에 얘기하려는 스위스 철도 시계는 1944년에 스위스의 공돌이 Hans Hilfiker가 역에다 설치하려고 Mobatime이란 시계 회사를 통해 만든 것이다. 공돌이에다 디자이너 이기도 했던 그는 1953년에 원래 시계에 초침을 철도 직원들이 쓰는 신호판을 본뜬 것으로 바꾸면서 지금의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빨간 초침 말고는 평범해보인다.


이로 인해 여러곳에서 우수 20세기의 우수한 디자인으로도 선정되었다.


http://www.mondaine.ch/mondaine/


홈페이지에 가면 시계 몇개가 여러 도시를 나타내며 쭉 서서 돌아가고 있다.

딱 1분만 보고 있으시라. 그러면 이상한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cR-SFRpU3oY


아니면 위의 동영상으로 보던지.

기본 디자인의 손목 시계

처음에 시계를 알아보는데 Stop 2 Go(또는 Stop To Go) 무브먼트가 장착되어 있다고 했다. 이게 다 그런건지 특정 제품만 그런 건지는 미확인이다.

여하튼 잘 보면 초침이 삥 돈다. 그러다가 12시 정각의 위치에 오면 잠시 멈춘다. 일순 멈춘 것 같더니 분침이 덜컥 하고 1분을 움직이면서 다시 초침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보통의 시계는 초침이 60초를 돌 동안 분침이 1/60 단위로 움직이거나 초침이 다 돌면 같이 1분씩 움직이는데 이거 뭔가 특이하다?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초침이 한바퀴를 다 돈 후 1~2초 정도 멈추고 분침이 돌고 다시 초침이 돈다. 이건 무슨 조화?

왜 이러는 거임? 무슨 의미가 있음???


철도 시간표에는 초까지는 나와있지 않다. 분까지 나온다.

정확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역의 시간을 똑같이 맞출 필요가 있었다. 지금이야 쉬운 거지만 1944년이라면???

지금과 동일하게 중앙 통제식 시스템을 만들었다. 중앙의 마스터 시계 하나가 있고 그놈이 각 역의 시계와 전부 연결되어 있다. 초침은 분침과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초침은 58.5초(혹은 58초)만에 한바퀴를 돈다. 그리고, 중앙 시계에서 신호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신호가 오는 시점에 분침이 넘어가고 초침이 다시 돌기 시작한다. 이렇게 매분마다 신호를 받는 시간을 주었기 때문에 초침이 특이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면 정작 초침은 1.5초 정도 빨리 가는 거 아니냐고? 무슨 상관인가? 기차는 초 무시하고 분 단위로 움직이는데.

그동안 몰랐던 탁상시계


트리티움 튜브가 장착된 루미녹스를 2006년에 사들여 자신들은 미국 시장에, 루미녹스는 유럽 시장에 판매를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여담으로 몬데인 쪽에서는 단가 싸움을 위해 수입 부품을 더 많이 쓰고 싶은데 시계에 찍히는 'Swiss-Made'를 유지하려면 50% 이상의 스위스 부품을 써야하는, 1971년 스위스 법으로 정해진 게 부담이 되었고, 경쟁사에서 봤을 때 웃기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Swiss-Made'라는 부분이 젤 중요한 부분이라며 '즐~'이라고 했다고.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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