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 상병의 무전기 안테나는 이동을 고려한 듯 한데 숏 안테나가 아니고 롱 안테나를 텐트 폴대 마냥 접은 체로 꽂아놓았다.

www.clien.net/service/board/park/16095000

무전기 안테나가 부러진다는 기사를 보게되어 아주 잠깐 통신병에 공돌이인지라 관련이 많이 되어 글을 써봅니다.

이하 반말로 진행합니다.

또각또각

군대 때 통신병을 아주 잠깐 했었다. 몇달 정도였을 거로 기억한다. 등에 매는 무전기 이름을 말했다가는 연식이
탄로날 거 같아서 그만 두고, 안테나 이야기만 해보자.
안테나는 두종류를 썼다. 하나는 단거리 용의 납작하고 길이가 1m 안되는(본신발 기억에...) 숏 안테나, 두번 째는 텐트 폴대 마냥 접어지는 장거리 용의 롱 안테나(이건 길이가 얼마더라??? 2m??? 3m??? 4m???).
내가 쓸 때는 롱 안테나는 진지에 고정해놓고 쓰는 거였지 절대 이동 용은 아니었다, 길이 때문에 잘못하면 부러진다고.
롱 안테나의 구부러지는 부분에 드러난 색을 보면 황동이라서 전체가 황동 재질이라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니 아닌 모양이다.

원래 쓰던 재질이 SCM440이라고 한다. 스뎅이 밥벌이다 보니 440이란 스뎅이 있기에 저걸 왜 STS나 SUS가 아니고 SCM을 붙이지 했는데 SCM440이라고 있다.
SC는 분명히 STEEL, CARBON 이란 뜻일 터인디...M은 뭐일란가? 망간? 몰리? 미디엄?
모르겠고, 여하간 가장 묘한 부분이 SCM440 대신 STS304를 썼다는 부분이다.
스뎅이 밥줄인 본 신발의 없는 상식으로 가장 이해가 안되는 게 암만 중국산이라 해도 스뎅이 강철보다 싸다고???
그것도 거의 표준 스뎅인 304가???

SCM440의 불매운동 중인 섬나라 표준의 성분표를 기준으로 하면 합금 원소를 최대량으로 다합해도 3.71% 밖에 안되고 그 중에 그나마 단일 원소로 많은 게 크롬인데 최대량이 고작 1.2%다. 나머지 96.29%가 철이다.
그런데 이게 기본 철보다 훨 비싼 크롬 18%, 니켈 8% 합해서 26%가 필요한 STS304보다 비싸다고???
정말 어메이징한 중국이 아닐 수 없다!!! 가공비도 철 쪽이 훨씬 싸다.
우리 업계에서 일반 강철과 비교할 때 가격은 최소 2배 이상으로 보는데???
요즘은 중국산도 많이 가격이 올라서 인도산 쓰니 마니 하는 판에???

그래서, 가끔 철 쓰는 업체들이 뜬금 없이 스뎅 쓰겠다고 오면 두가지만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기분 나쁜 표정으로 그냥 간다.
"혹시 녹 피는 데 쓰실 건가요?
아니면 뜨거운 데 쓰실 건가요?
그런 거 아님 그냥 적당히 바꿔가면서 그냥 쓰세요, 비싸요."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강도 때문이다.
뉴스 상에 인장강도는 1/2, 항복강도는 1/4라고 되어있다. 뒤져보니 둘의 강도는 가공되지 않는 상태에서 그 정도 차이가 나는게 맞다. 스뎅은 아무리 가공해도 철의 강도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80% 정도 따라가면 가공 중에 뚝뚝 부러진다.
인장강도랑 항복강도를 쉽게 말하면,
인장강도 : 부러질 때 까지 잡아당겼을 때 측정된 최대 강도
항복강도 : 잡아당겼다 놨을 때 원래 크기로 돌아가는 한계 강도
스프링을 생각하면 쉽다. 일정 길이까지 잡아당겼다 놨을 때 원래대로 돌아가면 항복강도 이하이고,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하면 항복강도 이상이 된 것이다. 안테나가 휘어지는 것은 항복강도의 영역이고, 부러지는 것은 인장강도의 영역이다. 뉴스 중간에 안테나를 휘어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항복강도 이상으로 힘을 주었기 때문에 휘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합리적으로 해볼 수 있는 의심은 저거 스뎅 아니고 뭐 다른 재질 아니냐는 것이다.
뉴스 중간에 보면 본신발이 제일 싫어하는 스뎅 구별법이 나온다. 자석에 붙나 안붙나.
기존 안테나는 잘 붙고, 새 안테나는 안 붙는 건 아닌데 거의 붙는둥 마는둥이다. 이게 SCM440을 말했을 때 STS440으로 착각하게 한 이유 중 하나다. 스뎅에도 440이란 재질이 있는데 이게 스뎅 중에 제일 강한 것으로 꼽힌다.
440은 자석에 철썩철썩 들러붙는다. 그런데, 440도 304 대비 합금 함량이 낮아 싸기 때문에 이것도 말이 안된다.

아, 진짜 뭔지 궁금해죽겠는데 옆에 있음 그냥 XRD 한번만 돌려보면 될텐데!!!

그 다음에는 이게 왜 걸리지 않았고, 조사하다가 중단되었는지가 나오는데 이게 딱 회사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발생했을 때의 상황과 똑 같다.
뭔가가 부러졌다. 스펙 시트를 보니 부러지는지 안부러지는지에 대한 검사는 지정되어있지 않다.
더 조사해보니 재질이 문제다. 도면이나 스펙을 가지고 문제 삼을려니 희한하게 어디에도 정확한 재질이 지정되어 있지 않다.
다른 조항을 끌어와서 지정이 없더라도 다른 규정에 따라 이리저리 해야하지 않느냐고 얘기하고 싶지만 이미 근거가 약해서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
물론 중요한 것은 이게 흔히 벌어지는 사람의 실수인지 고도로 계산된 술수인지는 따져봐야겠지.

문득 예전에 본신발이 만든 개발품이 1년 간인가의 시험 끝에 국방부 도면에 찍혔다고 고생했다고 말해주던 영업팀장님이 떠오른다. 그거 아직 납품하나 몰라.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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