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Travel/Food/Czech 2018. 4. 23. 04:00

제일 처음에 이곳의 위치를 들었을 때 근처에 삼성인지 현대인지의 큰 공장이 있어 입지가 괜찮아서 지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정작 와서 보니 우리가 10년전 처음 공장을 지을 때는 주위에 작은 공장 몇개가 있었고 현대자동차는 차로 3시간인가 4시간 떨어져 있단다.

근래에 큰 공장 몇개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워낙 촌동네라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 월급을 평균의 두배까지 주는데가 나와서 인력 유출도 제법 있다고 한다.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 누구는 얼마 받는다더라하고 다 안다고.


여튼 내가 있게 된 호텔은 공장에서 직선 거리로 1.5킬로 정도로 멀지 않고 걸어다닐 수 있는 길도 있다. 차로 다니면 철길 때문에 둘러가야해서 거리는 더 늘어난다. 이 동네에 호텔이 이거 말고 한개인가 더있는데 여기가 그나마 크고 깔끔하다. 최근에 확장 공사를 했다는데 우리 회사 덕일 거라고 추정된단다. 공장 생긴 이후로 꾸준하게 1년에 몇명 정도가 짧게는 몇주에서 길게는 몇달까지 출장을 와서 여기서 지냈다.


유럽은 2008년에 독일 전시회 끼워서 2주 정도 온 적이 있는데 그땐 공장이 생기기 전이다. 어쩌다 보니 터키, 프랑스, 이태리, 독일까지 4개국을 돌긴 했는데 원체 바쁜 출장이라 딱히 유럽이라는 느낌도 제대로 못 받고 갔었다.

그런데, 이번엔 또 너무 시골이라...

​조식 먹으며 내다보이는 반대편은 현대식 아파트다.

​동네를 좀 다니면 흔히 유럽이라고 생각되는 건물들이 좀 보인다. 성당인지 종탑이 있는 건물 두개를 제외하면 그렇게까지 오래된 건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옆으로 엘베강이 흐른다. 오리랑 백조가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근처에 꽤나 큰 공원이 하나있는데 곧 거기서 이런저런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가을쯤에 하는 포도 축제가 제일 볼만하다는데 9월인가 10월이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동네는 꽤 한가하다. 사람이 드문드문 다니기는 하는데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는다.

주말에 제일 사람많은데는 아이스크림 가게랑 맥주집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음주운전 기준은 불어서 나오면 무조건 걸린다는데 대낮부터 뭔 놈의 맥주는 그리들 마셔대는 건지... 그런데 사고가 나면 무조건 불라고 하는데 그 이외에 우리나라처럼 따로 단속을 하거나 하는 경우는 드문 모양이다.


동네 한바퀴를 하면서 중요한 게 식당 찾는 거였다. 최소 3개월, 최대 6개월을 여기에 있어야 되니 매일 저녁과 주말 식사를 해결해야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식당은,

호텔 식당 두개 - 하나는 그냥 양식, 하나는 이태리

베트남 식당 두개 - 하나는 번화가, 하나는 뒷골목

피자집 세개 - 둘은 이태리 음식도 하고, 하나는 피자만(조각도 파는 듯)

술집으로 보이는 곳 세군데 - 둘은 맥주, 하나는 와인바

뭔지 잘 모를 식당 두개

샌드위치 가게 - 오전에만 하는 듯

케밥 집 하나

전부 걸어서 다닐만한 곳만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공장 바로 옆에 양식당이 하나 있는데 여기까지는 걸어다닐만 하다. 다행히도 익숙한 맥도날드가 하나 있는데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어서 갈 때는 3킬로만 가면 되는데 올 때는 8킬로인가 10킬로인가 둘러서 와야하는 문제가 있다.


일주일 넘게 지난 지금 다녀 본게 호텔 식당은 다 가봤고, 베트남 식당은 번화가의 한개, 피자집 하나, 케밥집까지 가봤다. 호텔 식당 한군데랑 케밥만 두번 가봤고.


한식이나 일식은 아예 없고, 베트남 음식이 그나마 비슷하다. 처음 갔을 때 먹은 볶음밥은 그림만 보고 골랐는데 김치만 안들었지 김치 볶음밥 맛이었다. 양도 많아서 점심 저녁 나눠서 먹었다.

단점은 영업시간인데 평일은 오후 6시에 끝나서 아예 사먹을 수 없고, 토요일은 5시인가 까지만 하고 일요일은 쉰다.


케밥집도 괜찮다. 다녀본 식당에서 영어를 하는데는 호텔 빼고는 여기 뿐이다. 처음 갔을 때 직원은 영어를 꽤 했고 두번째 갔을 때는 다른 사람이었는데 주문을 주고 받을 정도의 영어는 했다.


유럽인데도 물가가 싸서 통상적인 식사가 1만원 이내이고, 스테이크도 2만원 정도면 먹는다.

유럽이라 기본으로 물은 주지 않는다.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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