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 호수에 나타난 커다란 노란 오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또각또각


14일 서울 석촌 호수에 겁나 큰 노란 오리가 나타났다.

오후 한때 호수에 코를 박고 있어 갑작스레 여러가지 말이 나왔다.


1. 시차 적응 못해 잔다

2. 물 마시고 있다(이 자식이 석촌 호수 물 줄어드는 것과 싱크 홀의 주범이다)

3. 암살 시도다(오리 몇마리가 도주하는 듯한 사진이 찍힘)

4. 이슈화를 위해 일부러???


무엇이었던 것 간에 저녁에는 다시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자, 그럼 고무 오리의 유래부터 알아보자.

오리 형태의 장난감이야 역사를 따지기 힘들겠지만 고무 오리는 고무라는 게 등장한 19세기 정도에 처음 등장했다.

1940년대에는 한 조각가가 형상화한 오리가 욕실용으로 만들어져 5백만 마리나 팔렸다고 한다.



우리가 보게 된 석촌 호수의 이 거대 오리는 한마리가 아니다. 그러니까 어디선가 이 오리를 봤다고 해서 그 오리가 아닐 수도 있다. 높이로 32미터에서 13미터까지 다양하다.

제일 큰 게 26X20X32미터의 어마무지한 크기로 무게는 1톤에 달한다고 한다.

고무 오리라는 이름과는 조금 안맞게 2000장 이상의 PVC 재질을 붙여서 만들었고, 내부에 있는 전동 팬으로 커지게 한다.


1977년생 너덜란드의 예술가 Florentijn Hofma의 작품으로 2007년 시작된 'Spreading joy around the world'이라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목적의 활동이다.

정치적인 목적이나 물리적인 경계 없이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여 사람들을 즐겁게 하려는 이 활동은 너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왜 다른 거 다 놔두고 오리였는가에 대해서는 아래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게 유력한데 그냥 아무 연관 없다는 말도 많다.



1992년 1월 29일 홍콩을 출발해서 미국 타코마로 가던 컨테이너선이 태평양 한가운데서 졸라 짱센 태풍과 만났다.

태풍의 싸다구를 맞은 컨테이너선은 피 대신 컨테이너를 토해내었다. 태풍은 심심해서 컨테이너도 쥐어팼는데 안에서 오리 3만 마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 컨테이너에는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욕실용 장난감 고무 오리 3만개 가량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엄청난 숫자가 쏟아졌고 욕실용 장난감이라 가라앉지도 않다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이게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중에 나타난 것들의 통계를 내어보니 2만 마리는 3개월 후 인도네시아, 호주, 남 아메리카에 등장했다. 나머지 1만 마리는 북으로 향했는지 1년 쯤 후에 알라스카에 출몰하고 3년 후에는 일본까지 나타나 거의 태평양 전 영역에 나타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일부는 알라스카와 러시아 사이의 베링해를 건너 북극해의 얼음에 갖힌다. 이들은 하루에 1마일 정도 움직이는 얼음과 함께 이동하여 2000년에는 북대서양에 나타났다. 얼음이 녹으면서 항해를 재개하여 2003년에 대서양에 맞닿은 북미 대륙에 다시 나타났다.

2007년에는 영국 본토에 등장했다는 기사가 영국 타임지에 실렸다.


이 엄청난 대항해는 해류 학자와 기상 학자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해류의 흐름을 볼 수 있고, 색이 변한 정도에 따라 일조량이나 해수의 염분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오리 말고도 여러 종류가 섞여 있었던 모양인데 오리랑 비버는 색이 많이 바랬고, 거북이와 개구리는 원래 색을 유지했다고.


현재 이 오리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고가에 거래되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해안에서는 발견된 것들에 한해 연구 자료로 일정 금액을 주고 수거해간다고 한다.


2011년 3월 이 오리들에 대한 책도 출간되었는데 여기에는 28,800마리의 오리와 나머지라고 되어있다.


사건 사고도 많았다.

벨기에에서는 누군가 42번이나 칼로 찔렀고, 홍콩에서는 공기가 빠져 내려앉았고, 대만에서는 지진 때문에 물에 띄우기 전에 손상되고, 근래 중국 홍수에 휩쓸리는 등 


올해 우리나라에 등장한 것은 L 그룹이 새로 오픈한 쇼핑몰의 개장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원래 목적은 좋을지 몰라도 L 그룹이 아직 짓고 있는 건물 때문에 말이 많은 마당에 쪼끔 거시기하다.


위의 일은 잊어버리지 말고 보고 있을 때만은 즐기라.


클리앙 loveteri님이 찍은 러버덕의 유작이 될뻔 했던 헬리캠 영상 링크 첨부한다.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32954463&sca=&sfl=wr_subject&stx=%EC%9C%A0%EC%9E%91


클리앙 Mo_1님이 올리신 다시 부활한 이유.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32962566&sca=&sfl=wr_subject&stx=%EB%9F%AC%EB%B2%84%EB%8D%95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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