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학적 고찰/Season03

베이킹 소다와 식초로 막힌 세면대 뚫기???

나막신 2014. 1. 4. 11:00

몇일전 TV를 보는데 막히 세면대를 뚫는 방법을 알려주더군요.


얘 바보상자에 대놓고 나오던데 직접 광고???


베이킹 소다와 식초, 뜨거운 물을 준비합니다.

일단 베이킹 소다를 적정량 세면대의 물빠지는 구멍에 뿌립니다. 그 위에 식초를 뿌려요. 그럼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거기다가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그러면 세면대에 꽉 찬 물이 빠지는 시간이 4분 50초에서 2분 30초인가로 거의 반으로 줄어듭니다.


또각또각


반이나 줄어드니까 대단한 효과네 하는 생각을 하고는 잊어버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저 물 빠지는 시간이 마음에 걸렸다.

2분 30초면 컵라면 한개나 오뚜기 3분 요리 한개가 준비되는데서 30초가 빠지는 긴 시간인데 세면대 물 빠지는 게 그렇게나 오래 걸리나?

PX에서 전자렌지 돌아가는 거 기다려본 분들은 알겠지만 그거 엄청나게 긴 시간 아닌가?

편의점에서 김밥 데워준다고 30초 돌리는 것도 꽤나 길게 느껴지는 판에 2분 30초?


조금 민망한 예를 들자면 공중 화장실에서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 변기 쪽에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세면대에 긴 줄이 늘어설 판!!!


그래서, 실험 정신이 투철한 본 신발은 직접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물론 본 신발의 투철한 실험 정신은 몸이 힘들지 않고, 시간과 돈이 필요하지 않은데만 적용된다. 그 외의 것들은 알지 않나? 당신들이 해보고 나에게 결과를 알려줘야 하는 거.


시험 방법은 간단하다.

세면대의 물을 넘치기 직전까지 받은 뒤 물이 빠지는 시간을 체크한다.

용량이 달라 보이는(당연히 눈 대중) 세면대 두군데서 했는데 첫 실험은 약 35초. 두번째는 25초 정도.

바보상자에서 본 거랑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데? 평균 30초 잡으면 뚫렸다고 하는 2분 30초랑 비교해도 무려 다섯배 차이인데?


이렇게 따지면 4분 50초가 걸리는 세면대는 뭔가 확실히 문제가 있는 거고, 기껏 뚫었다는 2분 30초도 개선은 되었지만 근본적으로는 해결이 안되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나저나 저렇게 해놓고 답답해서 어찌 사는가?


이전 편에서 세면대 뚫는 법은 한번 다룬 적이 있다.

http://woodenshoe.tistory.com/entry/%EB%9A%AB%EC%96%B4%EC%95%BC-%EC%82%B0%EB%8B%A4-%EC%84%B8%EB%A9%B4%EB%8C%80%ED%99%94%EC%9E%A5%EC%8B%A4


자, 그럼 도대체 TV에서 베이킹 소다랑 식초, 따뜻한 물을 이용한 이 화학 공격은 뭐하는 방법일까?


식초는 식초일뿐 특정회사 광고 아님


지금 가만 생각해보면 처음에 베이킹 소다를 소다만 듣고는 '가성 소다'로 생각했다. 가성 소다는 강 알칼리로 사람의 피부도 녹인다. 그래서, 저렇게 식초랑 섞이면 반응이 일어나면서 머리카락이 녹아버릴거라는 참 단순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근데 물 빠지는 시간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전혀 그렇지가 못했다. 그래서, 다시 구글신에게 신탁을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대뜸 나오는 게 베이킹 소다랑 식초를 써서 머리를 감는 법이 나온다. 머리카락이 녹지는 않는 모양이다 ㅡㅡ;;;

환경 파괴를 유발하는 샴푸 없이 친환경적으로 머리를 감는 법이라나?

뭐여 이거 방향이 하나도 안 맞잖어???


두번째로 등장한 것은 베이킹 소다랑 식초를 이용한 화산 만들기 -0ㅡ;;;

베이킹 소다를 산처럼 쌓아놓고 거기다 식초를 부으면 꼭 화산 분화하는 거 마냥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두개가 반응해서 이산화탄소가 쏟아져나오는 과정이다.


뭔가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는 중에 제대로 된 대답이 튀어나왔다.

http://www.ask.com/question/does-vinegar-dissolve-hair-clogs

결론만 간단히 얘기하면 머리카락은 녹지 않고, 엉겨붙은 무언가만 제거해준다는 것이다.


약 한달쯤 전인가 어머니께서 세면대가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뚫으라는 특명을 내리셨다.

본 신발은 당근 위의 방법은 모르니 늘상하던데로 U 트랩 먼저 풀어서 확인했는데 아무 것도 없으니 세면대 팝업을 분해했다.

그리고, 그 안에 나무젓가락을 집어넣어 휘저어서 드러내는 순간...도대체 이 많은 머리카락은 어데서 나오는 것인가??? 상상하지 마시라. 상상하는 순간 그 이상의 것을 실제로 보게 될 지도 모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8bUWnZdywMk&noredirect=1

유튜브에 올라있는 동영상이다. 이런저런 것들을 조합해봤을 때 베이킹 소다와 식초가 직접적으로 막혀있던 무언가를 녹이는 것은 아닌 거 같다.

둘이 반응하면서 급속도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곳곳으로 번지면서 막혀있던 걸 뚫...깬다고 해야되려나? 여하튼 그렇게 해서 막힌 걸 일부 해소해주는 것 같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머리카락을 어떻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전 편의 결론처럼 '여성분들은 남편, 남친(어장관리용 포함), 남 동생/오빠 등등에게 부탁하시라.'

그럴만한 사람이 없다면 얼마전에 클량 팁게에 '덩치님'이 올리신 아래 게시물을 참고하시라.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lecture&wr_id=201206&sca=&sfl=wr_subject&stx=%EC%84%B8%EB%A9%B4


하지만 이 게시물의 리플에도 보면 직접 뜯어서 하는 게 최고라고 되어있는게 함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