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여름이 다가옵니다. 그래서, 습도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또각또각


처음 체코에 도착했을 때 여기는 건조하다는 얘기를 계속 들었다. 와서 날씨를 보면 습도가 보통 30% 내외로 나오는데 한여름에도 그 정도로 계속 유지되어서 그늘에선 시원하고, 밤에도 에어컨 없이 지낼 정도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유럽 쪽 차들이 에어컨이 없는 차가 대부분이라 그랬는데 이해가 된다.

일기 예보에서 습도는 %로 알려준다. %라는 건 전체를 100으로 보았을 때 어느 정도 차 있는가를 얘기하는 거다.

우리가 통상 습도라고 % 단위로 말하는 것은 상대 습도(RH : Relative Humidity)다. 조금 더 들어가면, 특정 온도에서의 수증기의 압력으로 계산한다. 꽉 차면 100%, 반만 차면 50% 하는 식으로.

절대 습도가 있는데 이건 말 그대로 일정 부피의 공기 안에 수분이 얼마 정도의 양이냐로 계산하기에 보통 무게로 표시하고 온도나 기압에 따라 변한다.


자, 그럼 왜 일상 생활에 적용하는 습도는 왜 상대 습도일까?

빨래를 말린다고 생각해보자. 습도가 높으면 빨래가 잘 안마르고 낮아야 잘 마른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공기 중에 습기가 들어갈 공간이 작으니 빨래에서 습기가 빨리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다.

사람을 생각해보자. 사람의 몸은 열이 오르지 않도록 땀을 흘린다. 18도 이상이면 땀이 미세하게 나오기 시작한다는데 빨래랑 똑같다. 땀을 증발시켜서 열을 날려야되는데 공기 중에 습기 때문에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못하고 온몸에 줄줄 흐르게 되는 것이다.

한여름에 에어컨을 켜면 쾌적해지는 게 온도가 낮아지는 것도 있지만 습도를 낮춰주는 것도 있다. 에어컨의 정식 이름이 에어 컨디셔너라는 걸 기억해라.

한여름 장마철이 계속 될 때 보일러라도 켜면 좀 쾌적해지는 것도 일종의 제습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더 파고 든다면 스테드만이라는 양반이 만든 열지수(Heat Index)다. 체감온도(Apparent Temperature)의 요소로 쓰인다.

표에서 하늘색 구간은 괜찮은 구간이고, 초록색이 약간 불편, 노란색은 많이 불편, 주황은 위험하고, 빨간색은 열사병 구간이다.

25도 정도면 괜찮은 온도인데 습도가 50%이면 실제 느끼는 온도는 28도, 100%가 되면 37도까지 올라간다.

근래 여름이 30도 훌쩍 넘는데다 습도는 70 ~ 80%니 40도가 넘는 더위를 견디고 있는 셈이다. 그에 비해 건조한 사막은 온도는 40도이더라도 습도가 낮아 30도 구간에 있는 셈이 되니 중동에 계시던 분들이 한국에 와서 못 견디겠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바로 습도가 문제였던 것이다.

비오는 날의 판초 우의를 생각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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