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빅토리녹스 이야기를 하고는 바로 연결해서 진행하려했는데 조금??? 많이 늦었네요.
이하 반말로 진행합니다.

또각 또각

오랜 동안 맥가이버 칼을 가지고 다니면서 한번도 다친 적은 없는데 가끔 걱정이 되는 부분이 한가지 있긴 했다. 예를 들어 칼을 펼치면 제 위치에 착 하고 걸리긴 하는데 펼친 반대방향으로 밀려버리면 일정 힘을 넘어가면 그냥 접힌다. 쉽게 말해 칼을 펼친 상태에서 쓰다가 잘못해서 반대방향으로 밀려버리면 칼이 손가락을 ㄷㄷㄷ
뭐 20년 넘게 가지고 다니면서 칼에 그렇게 다친 적은 없고 드라이버 등을 쓰다가 접혀버린 적은 몇번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못 쓸 물건이다 그런 건 아니고 그런 경우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넘기고 있었다.

미국의 GERBER란 회사에서 만든 멀티툴을 알게되었다. 이 놈은 특이하게 각 부분을 펼쳤을 때 맥가이버 칼 마냥 그냥 접히지 않게 락(lock)이 걸려서 락을 풀어야 다시 접을 수 있게 되어있었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뺀찌가 기본 기능으로 들어있다는 거였다.
거버를 먼저 알게되었고, 나름 칼로는 유명한 메이커라 레더맨은 거버의 짝퉁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멀티툴은 레더맨이 먼저였다.

레더맨 = 가죽 사람??? 특이한 성을 가진 티모시 레더맨은 오레곤 토박이로 오레곤 주립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1975년 와이프와 유럽 여행(어디서는 중도 포함)을 하던 중에 호텔의 배관이 새는 문제와 자주 고장나는 싸구려 피아트 자동차를 수리해야 했다. 차야 그렇다치고 도대체 호텔 배관 새는 걸 손님이 왜 고치는지는 모르겠다.


여튼 이 와중에 가지고 다니던 주머니 칼로는 모든 걸 다 해결하랴고 하다보니 "다른 건 다 그렇다치고 뺀찌는 내가 꼭 갖고 다니고 만다!!!" 라고 스스로 뺀찌 성애자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게 아마도 주머니칼


그렇게 악에 받쳐 돌아와서 공돌이의 전공을 살려 없는 건 내가 만들고 만다하고 매달리게 되었다. 어디서는 페라리 때문에 열받은 람보르기니 마냥 맥가이버 칼의 장인 빅토리녹스에가다 만들어 달라고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도 생 까서 직접 했다는 설도 있다.

설계 컨셉은 플라이어 달린 보이스카웃 칼로,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뺀찌 달린 맥가이버 칼이라고 하면 되겠다. Mr Crunch라고 불리던 컨셉은 종이, 나무, 철을 이용해 점차 구체화되어갔고, 1980년에 특허를 받는다.

원래는 특허를 출원하고, 프로토 타입이 어느 정도 만들어진 상태에서 이 컨셉 자체를 팔려고 했다. 그러나, 칼 회사들은 이게 공구라고 생각했고, 공구 회사들은 이도 저도 아닌 희한한 물건이라 생각해 어느 쪽도 살 생각이 없었다.
결국에 내가 직접 하고 만다해서 1983년에 Pocket Survival Tool (PST)라는 이름으로 그렇게도 바라던 뺀찌 포함 14가지 기능을 포함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4천개 정도만 팔면 돈 좀 되겠는데 하고 시작했는데 1984년에만 3만개 정도를 팔았고, 2001년에는 2천만개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회사는 커졌다.
첫 모델인 PST와 1996년 등장한 두번째 모델 PST II는 모두 2004년에 단종되고, 많이들 들어봤을 WAVE가 1998년 등장한 이후 수많은 모델들이 등장한다.

뭐 더 쓸만한 얘기는 없다. 최근에 FREE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들이 많이 나왔는데 자석을 이용해서 양손이 아닌 한손으로 다 넣고 빼고 할 수 있게 한 진정한 한손 사용 공구(OHT :ONE HAND TOOL)이 나왔다던데 한번 사볼까 고민 중이다.
1세대라서 좀 기다렸다 2세대 사는 게 맞을지도.

영어 가능한 분들을 위해 홈페이지 링크를 아래에 추가합니다.
https://www.leatherman.com/leatherman-difference.html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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