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병원을 오가다가 길가에 중국집을 본 적이 있다. 전형적인 동네 중국집 분위기였는데 집에서 거리가 꽤 되다보니 가본 적은 없었다.


인터넷 짓을 하던 친구 놈이 그집이 꽤 괜찮은 거 같더라며 가보라고 추천을 한다.


까먹고 있었다가 어제 시간이 되어 한번 가봤다.


2층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분위기로 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이 주방이고 오른쪽에 달랑 테이블 두개가 있다. 이리 보면 배달 전문 같은데 문 연지는 8년 정도에 배달 안한지는 3년 정도 되셨다고.

2층에 테이블이 더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1층이 비어있어 자리를 잡았다.

일요일 오후 2시 정도라 조용하다.

침례병원이 계속 했으면 손님이 꽤 많았겠지만 이미 문 닫았고, 두분 분위기 보니 돈에 그렇게 연연하실 나이는 아닌 것 같고.


내부에 화교 어쩌고 하는 달력이 걸려있는 것으로 보아 화교이신 것 같다.


할아버지가 조리하시고, 할머니가 서빙하시고.


성격상 어디 가서 뭐 자세히 물어보고 하지 않는데 할머니가 원래 말이 많으신지 손님이 없어 그런지 계속 옆에서 말을 붙이신다.

요약하면,

이곳에 문 연지 8년, 배달 안한지 3년

(배달은 내가 물어봤다, 가능하면 집에서 시켜 먹을려고 ㅠㅠ

 가게 앞에 배달용 스쿠터는 뭐란 말인가 ㅠㅠ)

댁은 기장

우리 만두 끝내줌, 영감이 직접 다 만듬

피 만드는 게 힘들어서 안할려고 하는데 소문이 나서 손님이 와 계속 하는 중

만두는 매일 만들고 그날치 다 팔리면 끝

해운대 등지에서도 미리 전화해서 만두 확인하고 오는 손님 많음

다른 음식도 다 맛있는데 볶음밥 잘 나감

탕수육 고기도 고기만 받아와 직접 자름

영감이 젊을 때 호텔 주방장 출신(국제호텔이었나?)

조미료 거의 안씀(이렇게 말씀하시니 오히려 신뢰가 감)


군만두, 탕수육, 볶음밥 시켰는데 다 괜찮다.

만두는 피가 얇은 쪽이고, 탕수육은 아주 바삭한 쪽은 아니지만 괜찮고, 볶음밥은 불맛의 향연이다. 같이 딸려온 짜장이랑 짬뽕 국물 맛으로 보다 이 둘도 괜찮을듯.


배달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바로 집 근처에 있는 다른 배달 안되는 배달 전문 동네 중국집 대비 조금 나은 집과 비교 불가한 중식당 수준.


걸어서 15분 정도로 지하철 딱 한 구간 거리다. 주차할 공간도 마땅찮지만 생각나면 걸어가야지.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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