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를 처음 본 게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극장에서 본 건 대학생 때다. 그러니 최초 개봉판은 아니고 한번 손을 본 거란 얘기다.

그후에 비디오 테이프로 최초 판이었던 데커드의 나레이션이 들어간 걸 봤다.


극장에서 본게 하루 간격으로 각각 다른 친구들과 두번을 봤었다.

서면의 대한극장이 70mm였는데 다른데 35mm인데 혼자 70mm라고 광고를 엄청 해대었다.

그리고, 기다리던 중에 뛰어다니던 쥐도 한마리 봤던 거 같고.


90년대에 봤던 그게 그냥 '블레이드 러너'인데 언제부터인가 '블레이드 러너 2019'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번에 새로 만들어지면서 아예 '블레이드 러너 2049'라고 표시해버렸다.


새로 만들어진 영화의 광고만 봤을 때는 무척이나 의심스러웠다. 뭔가 원작의 분위기보다는 과도한 액션영화를 만들어버린 듯한 느낌이라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다들 감독을 칭찬을 엄청나게 해대기에 극장에 가서 봤더니 액션은 광고의 그게 거의 다였다.

내용을 보니 그렇게라도 광고 안하면 아무도 안볼 듯한 그런 흐름이다.


정리하면 30년이 지난 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붙인 수작이라 하겠다.


레플리컨트는 다른 회사로 넘어갔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예전과 똑같고 전반적인 내용도 유사하다. 예전에 레플리컨트를 쫓던 데커드가 이젠 인간과 레플리컨트의 연결 고리라는 것 정도가 달라졌다고 할까?


레이첼의 레플리컨트(원래 레플리컨트니까 복제하기는 쉽겠지)가 나온 게 무척 공들인 장면이라는데 난 저건 무조건 CG겠네 하면서 본 때문인지 뭔가 어색하게 보였다.


데커드가 레플리컨트냐 아니냐로 논쟁이 많았는데 이번 것으로 정리하는 게 아닌가 싶다, 늙은 데커드라는 것으로. 애초에 인간 능력으로는 레플리컨트에 맞서는 게 불가능하다며 예전에 감독 본인이 무슨 인터뷰에서 내놓고 사람 아니라고 했었는데 그새 바뀐 건가?

아니면 수명 제한이 없고 애까지 놓을 수 있던 레이첼처럼 데커드는 늙어갈 수 있는 건가?


이래저래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는데 딱 한가지가 아쉽다. 음악을 다른 사람이 했는데 전반적으로 잘 맞췄는데 그래도 뭔가 좀 어색하다. 그냥 반젤리스 주지.


전세계 흥행은 완전 망했고, 이미 우리나라도 다 내렸던데 예전 영화도 히트는 못쳤으니 뭐. 그래도 예전 블레이드 러너를 봤다면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스피너 모델이 든 예전 영화 DVD 한정판이 플레이어가 없어서 썩어가고 있다.

스피너 디자인도 예전게 나아보이는데...이게 뭐더라 그 80년대 일본 만화에 나오던 그 스피너의 오리지날이고, 버블검 크라이시스의 프리스란 이름도 여기서 왔다.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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