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기

Travel/Food/Czech 2018.05.02 05:12

오기 전에 국제 운전면허증을 만들어왔다. 1년 짜리인데 그 이상 있게 되면 그 나라의 면허를 따야한단다.


지내는 호텔에서 사무실까지의 거리를 걸어서 약 1.5킬로, 차로는 둘러가야 해서 2.5킬로 정도 된다. 걸어서는 약 10분, 차로는 약 5분 정도가 걸린다.

출퇴근만 할 때는굳이  차가 필요없다, 비가 오지만 않으면.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태워달라고 하면 된다.

문제는 주말에 혼자 있을 때다.

다행히도 회사 공용으로 쓰는 차 두대 중에 하나를 출퇴근 및 주말 용도로 내가 쓸 수 있게 되었다. 수동, 자동 각 한대 있는데 수동은 내가 오기 일주일 전에 사고가 나서 수리 대기 중이라 자동을 타기로 했다. SKODA의 RAPID 해치백 모델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에서 내가 타던 아베오 급이다.


최저 옵션인지 휠도 깡통에 내장도 깡통이다. 오디오는 원래 이런 건지 사제가 박혀있다. 디젤인데 소음은 뭐 그럭저럭 들어줄만하다. 7단 DSG라 미션은 괜찮은데 엔진이 원체 힘이 없다보니 느긋하게 운전하는 내 스타일에도 가속은 다소 더디다.

주행느낌은 괜찮다. 체코는 고속도로가 130킬로인데 하루에 세시간까지 운전해봤는데 소음 빼고 다 괜찮다.


도로에서 적응하기 힘든 건 제한 속도다. 일반적인 시내는 50킬로, 좀 벗어나면 70, 한적한 도로 90, 고속도로는 130. 우리 기준 국도를 다니다 보면 50, 70, 90을 번갈아 가게 되어 속도 맞추기가 어렵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천천히 가면 다들 알아서 추월해서 가는데 앞으로 들어올 때 너무 바짝 들어오거나 반대쪽에서 차가 오는데도 추월해서 내가 공간을 주지 않음 사고가 날 것 같이 좀 급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거 외에 프라하 같이 큰 도시로 들어가면 트램, 버스까지 엉켜서 다니는데 트램이 복병이다. 모든 교통에서 트램이 우선이라 트램이 지나가면 신호등 무시하고 섰다 가야한다고 한다. 거기다가 사고 나면 무조건 운전자 잘못이라고.

트램 전용 도로가 있는데 같은 방향으로 갈 때는 길이 분리되어 상관 없는데 가끔 좌회전이나 유턴을 할 때는 트램 전용 도로를 가로질러 가야한다. 이때는 트램 때문에 바짝 긴장하게 된다. 특히나 나 같이 트램 없는 동네에서 온 사람들이 제일 적응하기 힘든 게 이거라고.


주차가 힘든 게 후방 센서가 없다. 대부분 주차 공간은 넓은데 후방이 감이 없다. 10년 넘게 후방 센서 달린 차를 타서 거기 의지하다 보니 감각이 무뎌졌다. 그래서 여기 와서는 전진 주차를 위주로 하고 옆에 다른 차가 이미 서있을 때는 그 차 길이에 맞춰 후진 주차를 하고 있다.

이 동네 차들의 특징이 트레일러를 달 수 있는 견인 고리를 많이 달고 있는데 얘도 그렇다. 회사 차에 이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는데(사제 오디오까지 달린 게 중고차 산 건가?) 범퍼보다 10cm 정도 여유를 줘야된다.

우리나라처럼 주차 공간에 스토퍼 같은 것도 없어서 사진처럼 주차공간에 벽이 있으면 일정 높이에 찍힌 자국이 있다. 다 견인 고리 자국이다.


돈내는 주차기도 익숙하지 않고, 표지판도 낯설고 익숙해져야할 것이 많다.


아, 주간에 전조등을 켜고 다녀야된다. 처음엔 별 생각이 없다가 퇴근 때 차를 끌어보니 6시 좀 넘었지만 아직 훤한데 다들 전조등을 켜고 다녔다. 꽤나 일찍들 켜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주간주행등이 있는 차는 그것만 켜면 되고 없는 차는 헤드라이트를 켜야한다.

당연히 주간 주행등은 없을 거라 생각하고 헤드라이트 켜고 다녔는데 좀 어두워진 밤에 전면 주차를 하려고 보니 헤드라이트를 껐는데도 앞이 밝다. 법규가 그러니까 얘도 LED는 아니지만 주간주행등이 있었던 거였다.

LED만 주간주행등이 아니지...

Posted by 나막신

제일 처음에 이곳의 위치를 들었을 때 근처에 삼성인지 현대인지의 큰 공장이 있어 입지가 괜찮아서 지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정작 와서 보니 우리가 10년전 처음 공장을 지을 때는 주위에 작은 공장 몇개가 있었고 현대자동차는 차로 3시간인가 4시간 떨어져 있단다.

근래에 큰 공장 몇개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워낙 촌동네라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 월급을 평균의 두배까지 주는데가 나와서 인력 유출도 제법 있다고 한다.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 누구는 얼마 받는다더라하고 다 안다고.


여튼 내가 있게 된 호텔은 공장에서 직선 거리로 1.5킬로 정도로 멀지 않고 걸어다닐 수 있는 길도 있다. 차로 다니면 철길 때문에 둘러가야해서 거리는 더 늘어난다. 이 동네에 호텔이 이거 말고 한개인가 더있는데 여기가 그나마 크고 깔끔하다. 최근에 확장 공사를 했다는데 우리 회사 덕일 거라고 추정된단다. 공장 생긴 이후로 꾸준하게 1년에 몇명 정도가 짧게는 몇주에서 길게는 몇달까지 출장을 와서 여기서 지냈다.


유럽은 2008년에 독일 전시회 끼워서 2주 정도 온 적이 있는데 그땐 공장이 생기기 전이다. 어쩌다 보니 터키, 프랑스, 이태리, 독일까지 4개국을 돌긴 했는데 원체 바쁜 출장이라 딱히 유럽이라는 느낌도 제대로 못 받고 갔었다.

그런데, 이번엔 또 너무 시골이라...

​조식 먹으며 내다보이는 반대편은 현대식 아파트다.

​동네를 좀 다니면 흔히 유럽이라고 생각되는 건물들이 좀 보인다. 성당인지 종탑이 있는 건물 두개를 제외하면 그렇게까지 오래된 건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옆으로 엘베강이 흐른다. 오리랑 백조가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근처에 꽤나 큰 공원이 하나있는데 곧 거기서 이런저런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가을쯤에 하는 포도 축제가 제일 볼만하다는데 9월인가 10월이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동네는 꽤 한가하다. 사람이 드문드문 다니기는 하는데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는다.

주말에 제일 사람많은데는 아이스크림 가게랑 맥주집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음주운전 기준은 불어서 나오면 무조건 걸린다는데 대낮부터 뭔 놈의 맥주는 그리들 마셔대는 건지... 그런데 사고가 나면 무조건 불라고 하는데 그 이외에 우리나라처럼 따로 단속을 하거나 하는 경우는 드문 모양이다.


동네 한바퀴를 하면서 중요한 게 식당 찾는 거였다. 최소 3개월, 최대 6개월을 여기에 있어야 되니 매일 저녁과 주말 식사를 해결해야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식당은,

호텔 식당 두개 - 하나는 그냥 양식, 하나는 이태리

베트남 식당 두개 - 하나는 번화가, 하나는 뒷골목

피자집 세개 - 둘은 이태리 음식도 하고, 하나는 피자만(조각도 파는 듯)

술집으로 보이는 곳 세군데 - 둘은 맥주, 하나는 와인바

뭔지 잘 모를 식당 두개

샌드위치 가게 - 오전에만 하는 듯

케밥 집 하나

전부 걸어서 다닐만한 곳만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공장 바로 옆에 양식당이 하나 있는데 여기까지는 걸어다닐만 하다. 다행히도 익숙한 맥도날드가 하나 있는데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어서 갈 때는 3킬로만 가면 되는데 올 때는 8킬로인가 10킬로인가 둘러서 와야하는 문제가 있다.


일주일 넘게 지난 지금 다녀 본게 호텔 식당은 다 가봤고, 베트남 식당은 번화가의 한개, 피자집 하나, 케밥집까지 가봤다. 호텔 식당 한군데랑 케밥만 두번 가봤고.


한식이나 일식은 아예 없고, 베트남 음식이 그나마 비슷하다. 처음 갔을 때 먹은 볶음밥은 그림만 보고 골랐는데 김치만 안들었지 김치 볶음밥 맛이었다. 양도 많아서 점심 저녁 나눠서 먹었다.

단점은 영업시간인데 평일은 오후 6시에 끝나서 아예 사먹을 수 없고, 토요일은 5시인가 까지만 하고 일요일은 쉰다.


케밥집도 괜찮다. 다녀본 식당에서 영어를 하는데는 호텔 빼고는 여기 뿐이다. 처음 갔을 때 직원은 영어를 꽤 했고 두번째 갔을 때는 다른 사람이었는데 주문을 주고 받을 정도의 영어는 했다.


유럽인데도 물가가 싸서 통상적인 식사가 1만원 이내이고, 스테이크도 2만원 정도면 먹는다.

유럽이라 기본으로 물은 주지 않는다.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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