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쓰는 시계가 있습니다. 이게 액정 창 부분이 아무리 봐도 플라스틱 같더군요, 촉감이나 두드려봤을 때 나는 소리가 유리의 느낌이 아닙니다. 부딪혀서 쫙쫙 나가는 느낌이나 아무 것도 안했는데 잔금이 생긴 걸로 봐서 유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막 쓰는 시계에서는 비싼 재질은 필요가 없지만서두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군요.

또각또각

감질나게 약올렸던 시계 유리, 드뎌 마지막편 되겠다~!

어울리지도 않게 고급스런 시계에 눈을 돌리다 보니 사파이어 크리스탈이란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호오~ 유리가 아니고 무색 사파이어를 연마해서 유리를 만들었단 말인가? 역시 비싼 시계는 틀리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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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 글래스 - 안 무반사 코팅


최소 백단위는 넘어야 끼워주는 줄 알았더니 잘 찾아보니 백단위 아래에도 이름 있는 시계 메이커에서 끼워주는 게 있었다. 무색 사파이어가 싼 모양이군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그렇다. 이미 두개나 막신 소유가 되어있는 것이다. 하나는 정말 사고 싶었던 시계가 너무 고가라 대체용으로, 다른 하나는 SAS가 채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파이어는 주로 푸른 빛을 띄는 보석(靑玉)으로 Corundum(鋼玉)이라 불리는 광석의 한 형태다. 이넘의 주성분은 금속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짜증 만땅부릴 성분 중 하나인 산화 알루미늄, 유식하게 포장하면 aluminium oxide, Al2O3 되겠다.
순수한 코런덤은 모스 경도계로 9, 다이아몬드 바로 아래다. 불순물 좀 썩여도 8은 된다. 우리가 쓰는 유리가 5정도이므로 꽤나 단단한 넘이다. 덕분에 가루로 분쇄해서 사포 재료로도 쓴다.

예전에 본 신발은 이렇게 생각했다.
(사파이어 = 보석의 일종) + (크리스탈 = 투명한 거) = (사파이어 크리스탈 = 투명 사파이어)

그러니까 시계에 쓰이는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사파이어 중 무색 투명한 것만 골라 쓰는 것일까? 원래 재료가 비싼데다 다이아몬드보다 약간 약하니 가공할 때도 무쟈게 힘들어 비싼 것일까?
자, 위와 같다면 이 강좌 마치면 그만인데...그러면 별 재미가 없잖나 하하~

시계 유리를 '사파이어'라고 부르지 않고 '사파이어 크리스탈'이라고 부르는데 유의해야 한다. 크리스탈이 투명한 거 뜻하는 거 아니었냐고? 그럼 이 강좌 더 필요없다니깐 그러네. ^ㅡ_-

자, 단순하지 않은 당신만 계속 읽으시라.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투명한 사파이어를 부르는 것이 아니고 인조 다이아몬드 만들 듯이 만들어진 인조 사파이어다. 투명한 사파이어를 골라 쓰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인조 사파이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만들 때 색을 첨가하면 오리지날처럼 파란 사파이어도 만들어지는데 아무 색깔도 넣지 않고 만들면 투명한 사파이어가 만들어진다.

제조 과정 자체는 간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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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이어 크리스탈 - 안 무반사 코팅


aluminium oxide, Al2O3를 겁나 열받게 만들면 결정이 만들어지면서(crystallizing) 무색 투명한 뭔가가 만들어지는데 이게 바로 인조 사파이어, 사파이어 크리스탈이다. 이때 둥근 형태로 만들어지기에 이걸 다이아몬드 커터로 디스크 형태로 잘라 연마하면 시계 유리 형태가 된다. 말로 하면 간단하지 얄팍한 당신이 사포 가루 털어서 가스 레인지로 가열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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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볼 때 최신 기술이 아닌가 싶지만서두 예상 외로 처음 만들어진 거는 19세기였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은가? 하지만 시계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로 다소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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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이어 크리스탈 - 무반사 코팅


이 인조 사파이어의 강도는 진짜 사파이어와 동일하다. 고로 모스 경도계로 9. 다이아몬드가 아니면 흠집을 내기가 불가능하다.
전편에서도 말했는데 유리는 종류에 따라 5 정도에서 최대 7까지다. 고로 7로 봐줘도 2단계 앞선다.
단순히 2단계 앞서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7.5 정도 수준의 강철에 부딪혀도 흠집이 안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닌가?

본 신발이 최초 구매한 사파이어 크리스탈 장착 시계는 지금 2년이 넘었는데 유리 부분에 아무 흠집도 없다. 그에 비해 시계 케이스, 스틸 밴드 등은 잔 스크래치 등 사용 흔적 만땅이다.
내 기억으로도 몇번이나 유리 부분을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부딪힌 적이 있지만 유리만은 깨끗하다. 이 정도면 실전 증명된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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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 무반사 코팅, 오른쪽 - 안 무반사 코팅


그 전에 차던 세이코의 특유의 강화 유리(Hardlex crystal)이 장착된 시계는 나름 튼튼하다고는 하지만 사파이어 쪽이 2~3배는 단단하다고 하니 그닥...

이 비싼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한단계 더 비싸게 업그레이드 하는 기술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무반사 코팅! 아 무반사 코팅은 아무 종류의 시계 유리나 적용이 가능하다. 사파이어 크리스탈만 하는 건 아니다.

'anti-reflective 또는 'glare-resistant' 코팅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안경에 쓰이는 것과 동일하게 빛 반사를 적게 하기 위해 단면 혹은 양면에 코팅을 해놓은 것이다. 이렇게 해놓으면 바로 정면에서 보았을 때는 유리가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사진에서는 극단적으로 비교해놓은 것이다. 양면 무반사 코팅이 된 왼쪽 시계는 가장 반사가 심한 각도로 봐도 오른쪽 시계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불행히도 미네랄 글래스와 구분이 불가능하다. 유일한 방법은 표면을 긁어보는 것인데 그렇게 멀쩡한 시계를 망쳐놓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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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반사 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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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무반사 코팅



무반사 코팅은 구별이 된다. 사진에서 보듯이 무반사 코팅이 안된 시계 유리(이거도 사파이어 크리스탈)는 형광등을 흰색 내지 약간 노란색 정도로 반사한다. 그런데 무반사 코팅이 된 시계는 보라색(혹자는 파란색)처럼 보이게 반사한다.

통상적인 가격은
플랙시 글래스 $20 ~ 25
미네랄 글래스 $30 ~ 60
사파이어 크리스탈 $65 ~ 135

결론적으로 비싼 시계로 갔을 때는 사파이어 크리스탈인지, 무반사 코팅이 되었는지 한번 확인해보면 좋겠다(왜?).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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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즈락 유람선 탑승기

2007. 12. 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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