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페블을 3가지 종류나 써보게 되어 사용기로 한번 정리해봅니다.


이하 반말로 합니다.


또각또각


본 신발의 스마트 워치는 카시오의 블루투스 모델로 시작했다. 지금의 스마트 워치처럼 시계 전체가 액정이 아닌 기존 G 샥 모델에 조그만 창을 내어 전화나 문자가 왔을 때 진동과 함께 표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G 샥이란 게 이름처럼 충격에 견디는 위주다 보니 부피가 너무 크고, 출장시 정장에 차기에는 부담스러워 얼마쓰지 못하고 어딘가에 처박혔다.

대신 박대리는 1년 이상 썼었다.


그러다가 찾아낸 것이 페블이었고 클리앙 중고장터에서 하나를 구입하면서 페블 라이프를 시작했다.


1. 페블 1 스틸

중고로 구입한 것치고는 상태가 괜찮았고, 줄도 원래의 가죽줄 이외에 검은색 스뎅 줄이 추가된 것을 구입하게 되었다. 한글 펌웨어까지 입혀진 상태로 받아서 별 어려움 없이 바로 사용을 시작할 수 있었다.


기능만 보면

휴대폰의 알림(전화, 문자, 카톡, 그외 각종 알림)

헬스 기능(만보계 등)

음악 컨트롤

기타 전자시계 기능(알람, 타이머 등)

등이다.

간단한 앱을 깔아서 쓸 수 있는 것도 있는데 안써봐서 모르겠다.


화면은 깨끗하다. 그런데 디지털 형식의 숫자가 나오는 워치 페이스로 쓰면 괜찮은데 아날로그의 바늘이 움직이는 워치페이스를 쓰면 해상도가 많이 떨어지는 게 눈에 띈다. 흑백이지만 시인성도 좋다.

알림은 정말 잘 온다. 핸드폰이 울리고, 페블이 울릴 때까지 0.5 ~ 1초 정도의 딜레이가 있긴 하지만 놓치지 않고 잘 온다.

헬스 기능은 미스핏으로 들어가있는데 처음에 좀 쓰다가 꺼버렸다. 뭔가 싱크도 잘 안되고 지혼자 빙빙 돌 때도 있고 해서 꺼버렸다. 정확도도 상당히 떨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박대리는 최대 6일이고, 평균적으로 4일 정도는 갔다. 충전단자가 시계 측면에 노출되어 있는게 좀 불안했지만 시계를 찬 상태로 물이 튀어도 괜찮았다.


2. 페블 2 HR

1이 괜찮아 2도 킥스타터 뜨자바로 신청했다. 다해히도 배송은 되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 페블이 인수되면서 다른 몇개 모델은 나오지도 못하고 환불조치 되었다.


페블 2에서 유일하게 맘에 안들었던 것은 재질이다. 최초에 스틸 모델을 썼던 때문인지 2를 받았을 때 플라스틱의 느낌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1의 스틸도 스틸치곤 그닥인데 이 플라스틱 느낌은 정말...

카시오의 저가 모델들보다 더 별로다.

불안했던 충전단자는 뒷면으로 옮겼고 전용 줄을 쓰던 디자인이 일반 시계줄을 쓸 수 있도록 바뀌었다.


일단 써봐야 하니 안드로이프 폰을 이용해서 한글팩을 깔고 실사용에 들어갔다.

기본적인 기능은 1과 동일하고 해상도가 좀 높아지고, 박대리가 7일로 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잘 가봐야 4일이다. 뭐가 문제인지 하고 보니 HR 기능 때문이었다.

뒷면에 살짝 올라온 센서에서 초록색 불빛 두개가 박동수를 체크하는데 이게 박대리를 엄청나게 소모하는 거였다. 결국에 2주인가 써보다 꺼버렸다. 박대리도 박대리지만 일주일쯤 지나면서 손목 안쪽 센서 부분에 간질간질한 느낌이 계속 들어서 나랑 안맞는다 싶어서 꺼버렸다.

이 이후부터는 특별하게 사용이 많지 않으면 토요일 정도에 한번 충전하면 한주는 버텼다.

특히 펌웨어 업데이트 때문인지 비사용 시간(Quite time)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게 사용 시간을 더 늘려준 것 같다. 알림은 화면에 뜨지만 진동은 오지 않는다. 내 경우 출근 시간 30분 전부터 퇴근 시간 30분 후까지를 사용시간으로 잡았다.


3. 페블 라운드

디자인에 지쳐 신모델로 옮기기로 했다.

처음엔 큰 맘 먹고 애플 워치로 가려했는데 저가의 페블(정가 기준 10만원대)에서 고가의 애플워치(정가 기준 40만원대)로 가려니 손이 선뜻 가지 않았다. 거기다 내가 필료한 것은 알림 뿐인라 애플워치는 너무 고사양이다. 삼성이나 LG도 고려했는데 기본적으로 스마트워치들은 화면이나 박대리 때문에 크기가 너무나 컸고, 그나마 일반 시계 크기랑 비슷한 LG워치 스타일은 박대리가 하루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었다.

결국에 다시 페블을 알아보는데 이미 문닫은 회사인데도 재고가 얼마나 쌓여있었던 건지 아직도 신품이 버젓히 아마존에 팔리고 있다.

타임이냐 라운드냐 였는데 아직도 시계는 둥근게 나은 것 같다는 생각에 라운드 쪽을 골랐고 마침 장터에 흰색 미개봉 신품이 나와 구입했다.


이제 한글화는 아이폰에서도 할 수 있어 바로 했다.

그런데 한글화 뒤 언어를 한글로 설정해두면 알람 기능에서 자꾸 죽어버렸다. 다행히 언어를 영어로 바꾸면 멀쩡해진다. 메뉴가 영어로 나오는 것일 뿐 알림 등에서 한글은 잘 표현된다.

라운드의 큰 특징은 디자인도 있지만 컬러 화면이라는 거다. 타임도 컬러다.

전통적인 시계 형태다 보니 이제 그거 스마트워치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다.


라운드는 디자인을 위해 많은 걸 포기했다. 화면 자체도 베젤이 엄청 큰데 실제 디스플레이가 사각인 데 베젤로 가려서 원형으로 보이게 하는 편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구입한 모델은 분을 표시하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어 심심하진 않다.원래 사려했던 검은색은 그냥 아무것도 없는 검은색 원이다.

절망스러운 것은 박대리다. 아침 8시쯤 100%로 출근하면 퇴근할 때쯤 60~70% 정도로 줄어있다. 퇴근 후에 비사용 시간으로 들어가고 자고 일어나면 50% 정도까지 줄어있다. 그러니까 이틀은 무리고, 하루 반나절 정도는 어떻게 버틸 것 같다.

박대리 사용을 늘리기 위해 백라이트 최소화, 손목을 들 때 자동으로 백라이트 켜지기 끄기 등 기타 등등 해봐야 10% 내외 차이라 그냥 쓴다.

두께를 조금만 늘여서 이틀 정도만 쓸 수 있는 박대리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다른 기능은 기존의 페블과 동일하다. 라운드의 문제인지 펌웨어의 문제인지 알람 딜레이가 기존 대비 약간 길어진 느낌이다.

박대리 때문인지 아날로그 시계 초침들이 표시 여부를 선택하거나 시계를 보기 위해 들었을 때만 나타나거나 초침이 움직이는 간격을 설정할 수 있는 워치페이스들이 있다.


정리하면 고급기능은 없지만 알람 기능에 가장 충실한 것이 페블이다.

단순히 시계만 보고 알람 정도만 보는 기능으로 가장 우수하고, 가격도 좋다.

라운드에서 베젤을 약간 줄이고, 박대리가 일주일 정도만 간다면 딱 좋았을텐데 아쉽다.


핏빗으로 인수되면서 후속 모델 개발은 없고, 기존 모델 지원도 올 6월에 완전히 끝나버린다고 하니 지금 쓰는 거 고장이라도 나면 후속으로 뭘 쓸지가 고민이다.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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