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는 아베오 RS는 불행히도 130 마력 버전이다. 1년만에 10마력이 높아진 신형이 나왔다.

첨에 트랙스만 140마력으로 내고 크루즈랑 아베오 RS는 130으로 내놨다가 슬쩍 140으로 올린 쉐비 욕 좀 하고 가자, 젠장.
한국 사정이 어쩌고 하며 낮춰서 내놨다가 1년 만에 슬쩍 올려놓는 꼴이라니...

사실 출력이 어쩌고 해도 최대까지 다 써볼 일은 거의 없다 보면 된다. 굳이 해보고 싶음 다이노에 올리는 게 빠르다.

10마력 차이는 일반인이 느끼긴 힘들다. 친구가 출고한 140마력 버전을 잠시 몰아봤을 때 약간 나은 느낌이 있긴 했는데 그게 진짜인지 기분인지???

평소 다니는데로 다니면서 게이지로 확인한 최대 마력은 70 정도?
그리 따지면 130마력도 대단한 힘이다. GM이 1.4 터보 엔진으로 하려고 했던 건 고성능 차량이 아닌 1.8, 2.0 자연 흡기 엔진의 다운 사이징이었다. 그게 아베오 같은 작은 차량에 얹히다 보니 힘이 좀 남을 뿐이다.
그 때문일까? 국내가 아닌 미국의 소닉 RS 리뷰에서의 평가는 박하다. 생긴 것이 약간 달라진 아베오 정도의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는 RS가 나오면서 터보 엔진이 나왔지만 미국엔 애초에 국내의 1.6이 아닌 1.8 기본에 1.4 터보가 상급 모델로 나왔다.

여튼 라프디가 엔진 교체 판정을 받고는 크루디로의 기변도 고민했지만 이미 5년 탔는데 또다시 타면 지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남들이 보기에 다운그레이드인 아베오로 넘어왔다.
작고 빠른 차가 필요했다. 라프디는 크기는 괜찮은데 초반 가속이 너무 둔했다. 거기다 한박자 늦게 반응하는 악셀과 미션은 정말 절망적 ㅡㅡ;;;
가장 당황스러운 게 고속도로에서 추월을 하기 위해 추월차선으로 옮겼는데 가속이 붙지 않아 다가오는 뒷차를 보고 있는 그 기분이란 정말!!!
그래서, 추월차선으로 가기 전에 미리 가속을 붙이며 가야한다.

사실 원했던 것은 잠시 탔던 R56 미니 쿠퍼 S의 느낌이었다. 남자가 그런 차 탄다느니, 예쁘고 불편한 차라니 했지만 타보니 이게 딱이었다. 그걸 국산차에서 느끼고 싶었는데 현기차로는 갈 수가 없었고 결국에 선택이 아베오 RS였다. 산다니까 바로 들은 얘기가 같은 값이면 K3 쿱이나 벨로스터 터보를 사라는 거였다. 하지만 이미 마음은 정했던 거고.

라프디를 타다 왔기 때문일까? 꽤나 경쾌하고 빠른 느낌이었다. 제로백은 라프디랑 동일 한 걸로 아는데 초반 가속이 빠른 때문인가 훨씬 빠른 느낌이다.

무엇보다 젠 2 변속기는 신의 선물이다. 통칭 보령 미션으로 통하는 젠 1 미션이 원체 바보라 그런지 타사 일반 변속기 정도의 성능이라는데 엄청난 개선이다. 트랙스 디젤이 첫 장착이라는 젠 3는 경령화 중심이라 성능 향상은 크게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미션에 대한 변명 아닌 변명이라면 미국 설계의 장거리 투어링 용의 미션이라 우리나라 같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환경에는 맞지 않다 정도???

문제는 예상 외의 곳에서 텨졌다. 아베오 동호회나 여타 시승기에서 극찬을 듣던 서스펜션이다. 라프디의 서스펜션이 원체 맘에 들었던 때문일까? 아베오 RS의 1센티 다운된 스포츠 서스펜션은 내 기준에는 무르다. 거기다 시트도 약간 무르고, 타이어 사이드 월까지 무르다. 결국에 1만 킬로 넘기는 시점에서 출고 타이어 빼버렸다. 조금 나아지긴 했다.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는데 여하간 뭔가 무르다. 차체 무게 때문인지도 모르겠는데 남들이 달구지 수준이라고 욕하는 미니의 서스펜션도 몇시간씩 운전하면서 괜찮다고 느꼈던 게 나니까 당연한지도 모른다.

시트는 라프디가 딱딱해서 처음 앉으면 약간 둥둥 떠있는 것 같다가 착 가라앉으며 딱 맞아지는 그런 느낌이라면 아베오는 좀 단단한 소파 같다. 이게 부속값이 100만원 정도의 엄청 비싼 거라는데... 그리고, 사이드의 폭이 라프디 쪽이 폭이 좁아 코너에서 조금 더 타이트하게 잡아준다.

세무로 둘러놓은 부분은 시각적으로 예쁘긴 한데 기능적으로는 그닥...

통풍시트 작업했던 시트집 사장님 이야기로는 가죽 자체는 좋은 거란다.

그래서, 아베오 튜닝의 방향은 크게 두가지로 잡았다.

1. 서스펜션(휠 타이어 포함)

2. 약간의 엔진 튜닝

그리고, 약간의 스티커질 정도.


글 쓰는 게 너무 늦어 서스펜션, 타이어, 엔진 튜닝 일부가 이미 진행되었고, 스티커 질도 시작해버렸다.

엉망진창 업데이트 시작이다.


Posted by 나막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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